마을 사람들은 땅속에서 가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심장 박동 같기도 하고, 무언가 뒤척이는 것 같기도 한 그 소리는 주로 봄밤에 났다. 씨앗을 심고 나서 흙이 부풀어 오르는 계절, 땅이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는 그 무렵이면 사람들은 술잔을 내려놓고 잠시 귀를 기울였다가 이내 잊어버렸다. 오래된 것들은 그렇게 무시하는 게 공손한 법이라고 노인들은 말했다.
마을의 이름은 용저(龍底)였다. 용의 밑바닥, 혹은 용의 바닥. 백 년 전 누군가가 이 언덕 아래 용의 뼈가 묻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을을 세웠다. 죽은 용의 기운이 땅을 기름지게 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 믿음은 틀리지 않아서, 용저의 밭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수확을 냈다. 같은 씨앗을 심어도 두 배로 자랐고, 가뭄이 와도 용저의 흙은 끝까지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사람들은 풍요에 익숙해졌고, 익숙해진 것들에는 감사하지 않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