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란은 숲의 경계에서 멈췄다.
발 아래 이끼가 없었다. 마른 흙도 없었다. 딱 한 걸음 앞에서 세상이 굳어 있었다. 나뭇잎 한 장이 떨어지다 멈춘 채 허공에 박혀 있었고, 빗방울 하나가 지면에서 두 뼘쯤 위에서 터지다 만 모양으로 매달려 있었다. 숲은 어떤 순간을 물고 놓지 않고 있었다.
그는 경계를 들여다보았다. 숲 안쪽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는 게 아니라, 빛이 들어오다 멈춰 있었다. 나무줄기를 비스듬히 자르던 햇살이 나무줄기 위에서 굳어 사선의 막처럼 걸려 있었고, 그 막에 먼지가 붙어 있었다. 먼지조차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