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오후 두 시부터 내리기 시작해서 자정이 되도록 멈추지 않았다.
강민준은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그날 밤만큼은 달랐다. 조수석 창문을 2센티미터쯤 내리고 연기를 흘려보내는 동안,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도로와 밭두렁의 경계가 희어졌고, 이정표는 절반이 묻혔다. 내비게이션은 십 분 전부터 신호를 잃었다.
보험 조사원으로 일한 지 열한 해였다. 현장 감정이라는 일은 대개 누군가의 거짓말을 해부하는 일이었다. 강민준은 그 일을 잘했다. 지나치게 잘했기 때문에 본사에서 꺼렸고, 지방 지사를 전전하다 이 달에는 강원도 어느 소읍의 화재 사건 하나를 맡게 됐다. 의뢰인은 최유진. 나이 쉰셋. 남편 사망, 창고 전소. 보험금 청구액 2억 4천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