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이 깜빡이기 시작한 건 균열이 열리고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GS25 신림역점. 지하철 3번 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열 걸음. 손영주는 매일 밤 퇴근길에 그 편의점에 들렀다. 공과금 고지서를 내거나 삼각김밥 하나를 사거나, 딱히 살 게 없어도 밝은 빛이 좋아서 문을 밀고 들어가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균열은 냉장 음료 코너 뒤편에 열렸다. 직원 말로는 처음에 이음새가 벌어진 줄 알았다고 했다. 타일과 벽 사이가 들뜨면서 안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보라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색깔 이름이 없는 빛이었다. 소방서에 신고가 들어갔고, 이계관리국 대응팀이 출동하기까지 약 십이 분이 걸렸다. 그 십이 분 사이에 편의점 안에 있던 사람 중 세 명이 빨려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