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름은 없었다.
강호의 지도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곳. 낙마령(落馬嶺) 북쪽 기슭, 험한 협곡을 두 번 건너야 닿는 그 땅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이십 년 전의 일이었다. 처음엔 다섯 호(戶)였고, 다음 해엔 열둘이 되었고, 지금은 서른 남짓 가구가 밭을 일구고 닭을 키우며 살아간다. 저마다의 이유로 강호를 등진 사람들이었다.
전직 살수(殺手), 문파를 잃은 장로, 싸움에 패해 얼굴을 바꾼 고수, 복수를 포기한 여인. 이곳의 불문율은 단 하나였다. 과거를 묻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