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 입구에는 이름이 없었다.
절벽을 파고든 입 모양의 어둠. 이끼가 번진 돌벽. 그리고 그 안에서 스며 나오는 냉기—살아 있는 것의 숨결 같기도 하고, 이미 죽은 것의 마지막 기침 같기도 한. 강호에서는 이 석굴을 그냥 '그곳'이라 불렀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이름을 빼앗기는 자가 생긴다는 것을 모두 알았기 때문이다.
단유하(段柔河)가 그 앞에 섰을 때, 달은 이미 중천을 넘어 기울고 있었다.
⚔️ 무협 · 단편완결
석굴 입구에는 이름이 없었다.
절벽을 파고든 입 모양의 어둠. 이끼가 번진 돌벽. 그리고 그 안에서 스며 나오는 냉기—살아 있는 것의 숨결 같기도 하고, 이미 죽은 것의 마지막 기침 같기도 한. 강호에서는 이 석굴을 그냥 '그곳'이라 불렀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이름을 빼앗기는 자가 생긴다는 것을 모두 알았기 때문이다.
단유하(段柔河)가 그 앞에 섰을 때, 달은 이미 중천을 넘어 기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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