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한쪽 구석에는 플라스틱 화분이 놓여 있었다. 조화였다. 먼지가 꽃잎 위에 고요히 내려앉아 있었지만 아무도 닦지 않았다. 수진은 그 화분을 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번호표를 뽑은 지 벌써 사십 분이 지났다.
창구 안에서는 젊은 직원이 서류를 넘기며 전화를 받고 있었다. 목소리는 낮고 사무적이었다. 대기실에는 수진과 어머니 말고도 세 팀이 더 있었다. 젊은 부부가 아기를 안고 조심스럽게 앉아 있었고, 나이 든 남자가 혼자 서류 봉투를 무릎에 올려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