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은 낮에 죽고 밤에 살아났다.
카엘은 그 사실을 열여섯 번의 밤을 보내고 나서야 이해했다. 낮의 사막은 그저 모래였다. 뜨겁고 무의미한 노란 덩어리. 하지만 해가 지면 하늘이 열리고, 별들이 쏟아지며, 사막은 비로소 방향을 가졌다.
그는 지도를 꺼내지 않았다. 지도는 소용없었다. 이 사막에서는 별이 지도였다. 별자리가 모래 위에 드리운 그림자가 길이 되고, 별이 이동하는 방향이 목적지를 가리켰다. 황도(黃道)를 따라 걸으면 오아시스가 나타났고, 사수자리의 화살 끝을 따라 이틀을 걸으면 폐허가 된 고대 제국의 성문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