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가 폐쇄된 지 사흘째 되던 날, 서재인은 처음으로 그 건물 안에서 잠을 잤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폭설이 외부 도로를 모두 삼켰고, 비상 발전기는 전체 건물의 삼분의 일밖에 살리지 못했다. 형광등이 살아남은 복도와 그렇지 못한 복도가 교차하며, 건물은 줄무늬처럼 어둠과 빛으로 나뉘었다. 재인은 그 줄무늬 속 어딘가에 남겨진 자신이 마치 오래된 바코드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기계도 읽어주지 않는.
국립생명윤리연구소. 공식적으로는 '시설 점검을 위한 임시 폐쇄'였지만, 연구원들 사이에서 떠도는 말은 달랐다. 6층 냉동 보관실에서 누군가 죽었다는 것. 발견된 건 재인이었고, 신고를 받은 건 경찰이었으며, 조사를 위해 남겨진 건 재인과 두 명의 경찰관, 그리고 건물 안에 있던 세 명의 연구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