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우물은 언제나 따뜻했다.
겨울에도, 서리가 내린 새벽에도, 두레박을 내리면 올라오는 물은 손이 아릴 만큼 차갑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것을 신의 은총이라 불렀다. 마을 한복판에 세워진 석상—날개를 접고 무릎을 꿇은 형상의 신—앞에 꽃을 올리며 감사했다. 아이들은 따뜻한 우물물로 세수를 하고 자랐고, 노인들은 그 물로 끓인 차를 마시며 죽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따뜻함에는 의심이 자라지 않는 법이니까.
사도 이렌이 마을에 도착한 건 가을 끝 무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