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오유진이 연구소 정문 앞에 차를 세운 건 오후 두 시가 막 넘어선 무렵이었다. 콘크리트 담벼락에는 '출입 금지—관할 경찰서 고지 제8-17호'라고 쓰인 노란 테이프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건물이 내뿜는 냄새, 습기와 먼지와 무언가 썩어가는 것이 뒤섞인 냄새가 차 문을 열기도 전에 코끝에 닿았다.
"김선생님, 저 왔습니다."
유진은 조수석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 차 밖, 담벼락에 기대어 서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예순이 가까워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그 얼굴에 새겨진 주름은 나이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인해 생긴 것처럼 보였다. 김학수. 10년 전 이 연구소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