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장의 아침은 침묵으로 열렸다.
천하무림대회(天下武林大會)가 열리는 숭악(嵩嶽) 기슭의 비무대(比武臺)는 너비 오십 보, 길이 육십 보의 화강석으로 다듬어진 단(壇)이었다. 단의 사방에는 각 문파의 깃발이 바람도 없는 아침 공기 속에 축 늘어져 있었고, 관람석에 빼곡히 들어찬 강호인들은 오늘의 마지막 대결을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삼 년에 한 번 열리는 이 대회는 단순한 무예 겨루기가 아니었다. 강호의 세력 판도를 가늠하는 저울이며, 은원(恩怨)을 청산하는 마당이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그 마지막 결전에 오른 두 사람의 이름은 이미 사흘 전부터 강호 곳곳에 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