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복도는 형광등이 두 개 나간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박세인은 그 어둠 속을 걸으며 자신의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건물 전체에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국립범죄행동분석센터가 이 구 청사 건물을 빌려 쓴 지 삼 년이 되었다. 신도시 이전 계획이 계속 미뤄지면서 직원들은 낡은 환경에 익숙해졌고, 박세인 역시 그 낡음을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창문 틀의 녹슨 자국도, 복도 천장의 얼룩도, 가끔씩 이유 없이 껐다 켜지는 전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