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열여섯 개였다.
이세라는 매번 그것을 셌다. 하나, 둘, 셋—발끝이 차가운 돌을 디딜 때마다 숫자를 세는 것은 일종의 의식이었다. 금서고에 들어서기 전, 자신이 아직 이성적인 인간임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키는 방식.
열여섯 번째 계단을 내려서면 언제나 같은 냄새가 났다. 오래된 양피지와 밀랍, 그리고 무언가 타다 남은 것 같은, 형용하기 어려운 냄새. 이세라는 그것을 '봉인의 냄새'라고 혼자 불렀다. 이 지하에 잠들어 있는 수천 개의 금지된 지식들이 내뿜는 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