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나는 낯선 사람이 된다.
정확히는, 어제의 내가 낯설어진다. 책상 서랍 안에 넣어 둔 메모장을 꺼내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손글씨는 분명 내 것인데, 읽을 때마다 남이 쓴 것처럼 느껴진다. 의사는 '선택적 역행성 기억상실'이라고 했다. 수면이 시작되는 순간 기억의 재기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그래서 잠들면 하루치가 통째로 지워진다고. 나는 그 설명조차 메모장에서 읽었다. 내가 직접 받은 진단이지만, 내 기억 속에는 없다.
오늘 메모장의 첫 줄은 이렇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