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그것이 내 직업의 본질이었고,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존재 방식이었다. 재난심리지원팀 소속 기록관. 사건 현장에 파견되어 생존자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구조 과정을 문서화하고, 훗날 매뉴얼이 될 자료들을 정리하는 일. 나는 관찰한다. 기록한다. 개입하지 않는다.
강원도 산악지대에 있는 소규모 요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건 11월 초였다. 야간 근무 인력이 줄어드는 시간대를 노린 듯, 불은 빠르게 번졌다. 총 열두 명이 구조되었고, 세 명이 실종되었다.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구조대는 이미 건물 안쪽을 수색 중이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모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