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문이 열린 것은 오후 두 시 삼십칠 분이었다.
나는 그 시각을 정확히 기억한다. 책상 위 탁상시계가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건전지를 갈아야 한다고 석 달째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날 아침 출근해서 보니 바늘이 두 시 삼십칠 분을 가리킨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묘하게 신경 쓰였지만 그냥 두었다. 어차피 손님도 없는 사무실에서 정확한 시각이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그러니까, 그 여자가 들어왔을 때 나는 시계를 보지 않아도 시각을 알 수 있었다.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빛의 각도, 복도에서 새어 들어오는 낮의 냄새. 두 시 삼십칠 분. 시계가 멈춘 그 순간에 그녀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