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이 깜박이다 멈췄다. 오종만은 그것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갈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벌써 세 달째였다. 이제는 그냥 두기로 했다.
방은 좁았다. 넓었던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창가에 접이식 탁자 하나, 낡은 라디오 하나, 그리고 벽을 따라 늘어선 종이 상자들. 상자 안에는 카세트테이프가 있었다. 한 개도 버리지 못했다. 버리려 할 때마다 손이 멈췄다. 손이 기억하는 것을 머리가 이기지 못했다.
오늘은 그의 일흔셋 번째 생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