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삼킨 이름
시장은 밤마다 위치를 바꾼다.
해도(海圖)에도 나오지 않고, 나침반도 가리키지 않는다. 바닷물 위에 통째로 떠 있는 이 거대한 부유시장(浮遊市場)은 오직 마법사들만 찾아올 수 있다—정확히는, 찾아오도록 허락된 자들만. 수백 개의 뗏목과 선박이 서로를 밧줄로 엮어 하나의 섬처럼 뭉쳐 있고, 그 위에 천막과 가판대와 좁은 골목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금지된 약초, 봉인된 영혼, 이름 없는 주문서 따위가 아무렇지 않게 거래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