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이 죽은 해였다.
서리가 봄까지 물러나지 않았고, 물러났다 싶으면 이번엔 황충 떼가 왔다. 황충이 지나간 자리엔 줄기도 이삭도 없었다. 흙만 남았다. 흙조차 뭔가를 잃은 얼굴이었다.
덕수는 밭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오래 그 흙을 바라봤다. 손가락으로 흙을 집어 부스러뜨렸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손바닥에 먼지만 묻었다.
🐉 판타지 · 단편완결
보리밭이 죽은 해였다.
서리가 봄까지 물러나지 않았고, 물러났다 싶으면 이번엔 황충 떼가 왔다. 황충이 지나간 자리엔 줄기도 이삭도 없었다. 흙만 남았다. 흙조차 뭔가를 잃은 얼굴이었다.
덕수는 밭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오래 그 흙을 바라봤다. 손가락으로 흙을 집어 부스러뜨렸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손바닥에 먼지만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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