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세 번쯤 반복하고 나서야, 지수는 서랍 안쪽에 밀어 넣어둔 노트를 꺼냈다.
낡은 노트였다. 표지는 한때 연두색이었을 테지만 이제는 무슨 색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그냥 오래된 것의 색이었다. 귀퉁이가 닳아 있고 몇 장은 반쯤 뜯겨 있었다. 어머니가 삼십 년 가까이 쓴 레시피 노트였다. 지수가 이 노트의 존재를 안 것은 오래전 일이었지만, 처음으로 표지를 넘기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간 지 사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