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천장의 틈으로 빗물이 떨어졌다. 리듬도 없이, 예고도 없이.
최서진은 그 소리를 세고 있었다.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사람은 숫자를 센다. 그게 유일하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지진이 난 것은 오후 두 시였다. 지금은 자정이 넘었다. 구조대는 내일 새벽에 온다고 했다. 건물 밖에서 누군가 소리쳤고, 그 말은 콘크리트 벽을 뚫고 들어와 지하 2층 주차장에 갇힌 네 사람의 귀에 닿았다. '내일 새벽'이라는 말은 희망이기도 했고, 저주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