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윤재호는 담배 연기를 천천히 내뿜으며 사건 기록을 다시 펼쳤다. 커피는 이미 식었고,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는 야간 사무실에 그 혼자였다. 새벽 두 시. 삼 주째 그는 매일 밤 이 자리에 남아 있었다.
피해자 이름은 최준서. 사십이 세. 인쇄업을 하던 남자였다. 마포구 공덕동의 오래된 빌라 골목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흉기는 현장에 없었다. 목격자 진술이 하나 있었다. 사건 당일 밤 열한 시쯤, 골목에서 두 남자가 언쟁을 벌이는 것을 봤다는 삼 층 주민 증언. 키가 크고 검은 패딩을 입은 남자가 상대방을 밀치고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용의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