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고 있었다.
강북(江北) 어딘가, 이름조차 지워진 산자락에 낡은 전각 하나가 서 있었다. 현판은 오래전에 떨어져 마당 귀퉁이에서 썩어가고, 기둥을 감싸던 붉은 칠은 벗겨져 회색 살결을 드러낸 채였다. 지붕 기와 사이로 잡초가 자랐고, 그 잡초마저 이미 죽어 눈 밑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십오 년 전 폐문한 유의문(柳義門)의 마지막 전각이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름.
그러나 오늘 밤, 두 사람이 이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