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냄새가 왔다.
도시에는 없는 냄새였다. 젖은 흙과 석탄 연기,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오래된 담벼락이 품고 있는 냄새라고 해야 할까. 이십삼 년이 지났는데도 코끝은 정직했다. 몸이 기억을 앞질렀다.
한수는 버스 정류장 앞에 잠시 서 있었다. 낡은 캐리어 하나. 검은 외투. 평일 오전이라 거리는 한산했다. 정류장 벤치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셨는데, 한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낯선 사람에게도 인사를 건네는 동네. 이것도 기억 속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