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이 산다는 소문이 도는 마을에서는 아무도 산꼭대기를 올려다보지 않는다.
올려다보면 보인다고 했다. 붉은 비늘이 구름 사이로 번득이는 것을. 그리고 한번 본 사람은 반드시 무언가를 잃는다고 했다. 기억이든, 사람이든, 혹은 자기 자신이든.
현자 세란은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소문이란 으레 그런 것이니까. 무서운 것에 이유를 붙이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 만들어낸 이야기. 그는 마을 가장자리, 산자락과 맞닿은 돌집에서 혼자 살며 그런 것들을 분류하고 기록했다. 전설, 미신, 예언. 모두 같은 선반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