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출발할 때마다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침 여덟 시 십오 분. 7번 좌석에 앉은 중년 남자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그 앞에 선 여자가 이어폰을 꽂은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수진은 그 사이 어딘가에 끼어 서서 숨을 참았다.
냄새가 너무 심했다.
정확히는 냄새가 아니었다. 감각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일종의 층위였다. 버스 안의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밀도로 존재하고 있었고, 그 밀도가 피부를 통해 읽혔다. 스물셋 된 여자는 어젯밤 울었다. 7번 좌석의 남자는 두 달 전부터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버스 기사는 오늘 아침 아내와 크게 싸웠고, 그 감정이 핸들을 쥔 손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