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사흘째 내렸다.
강원도 두메산골에 박힌 소읍, 하호리. 인구 이백 명이 채 안 되는 이 마을로 들어오는 도로는 단 하나뿐이었고, 그마저도 간밤에 완전히 막혔다. 마을 입구의 표지판은 절반쯤 파묻혀 있었고, 제설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군내버스가 멈춘 마을회관 앞에 내렸을 때, 이 여정이 사흘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걸 예감했다. 하지만 그것은 직업적 감각이었다. 보험 조사원은 늘 그런 감각으로 먹고산다. 무언가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 숫자들 사이의 어긋남, 말의 결이 미끄러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