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늘 거기 있었다.
청명문(淸明門)과 혈우련(血雨聯)의 경계가 어느 날 갑자기 이 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십 년 전, 두 문파의 장로들이 술상을 놓고 마주 앉아 지도를 펴들었을 때, 누군가 강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고 한다. *자연이 그어준 선이니 사람이 거역할 수 없지요.* 그 말 한 마디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이 강은 무림의 경계가 되었다.
강은 넓지도 좁지도 않았다. 말을 타고 건너기엔 물살이 제법 셌고, 걸어서 건너기엔 허리까지 물이 찼다. 양쪽 강변에는 갈대밭이 무성했고, 봄이 오면 수양버들이 긴 머리를 늘어뜨렸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많은 피를 숨기고 있는지 모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