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는 언제나 꽃 냄새가 났다.
이수진은 그 사실이 처음에는 좋았고, 나중에는 괴로웠고, 지금은 그냥 익숙했다. 장미와 라일락과 이름 모를 흰 꽃들이 사시사철 피어 있는 산울타리 사이를 걸으며, 그녀는 오늘도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미로는 그런 곳이었다. 방향을 알 수 없는 게 아니라, 방향이라는 개념 자체가 흐릿해지는 곳. 동쪽으로 꺾으면 어제는 분수대가 나왔는데 오늘은 등나무 터널이 나오는 식이었다.
소환된 지 석 달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