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 아래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조금씩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에르시아 카브리엘 후작 영애는 오늘 밤도 그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며 파티장 한쪽 기둥 곁에 서 있었다. 드레스는 연회색이었고, 장갑은 팔꿈치까지 올라왔으며, 그 안쪽에는 누구도 모르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왼쪽 팔 안쪽, 손목에서 세 손가락 너비쯤 위. 흐릿한 금빛으로 번지는, 손 모양의 낙인.
삼 년 전부터 있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것은 이미 거기 있었고, 에르시아는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긴 소매를 벗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