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박된 손목이 쓸렸다. 짚더미 위에 나란히 묶인 채,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았다.
야전 병원이라 불리기에도 민망한 공간이었다. 무너진 석벽 세 면과, 천막 한 장. 바깥에서는 아직도 마법진의 잔열이 식지 않아 대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전쟁은 끝났다—적어도 이 전선에서는. 살아남은 자들이 부상자를 날랐고, 지휘관들은 협상 천막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사이, 양측 모두에게 위험 인물로 분류된 두 명의 마법사는 같은 구덩이에 던져졌다.
"연합군 소속 마법사 세르칸 이에요." 남자가 먼저 말했다. 자기소개치고는 너무 멀쩡한 목소리였다. "당신은 제국 소속이죠? 전장에서 두 번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