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이 처음 생긴 건 면사무소 뒤편 묵밭에서였다고 했다.
정확히는, 지금으로부터 열두 해 전 이른 봄이었다. 서리가 아직 땅에 박혀 있던 무렵, 밭 한가운데에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찢어지는 소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뭔가가 꺾이는 소리, 오래된 목재가 습기를 잔뜩 머금은 채 서서히 결이 벌어지는 그런 소리.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두꺼비가 울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균열에서 나온 것들은 다양했다. 어떤 것은 연기처럼 피어올라 하늘로 흩어졌다. 어떤 것은 짐승의 형상을 하고 밭두렁을 어슬렁거리다가 닭이 울면 사라졌다. 사람이 죽지는 않았다. 다치지도 않았다. 균열 근처에는 오래된 터신(土神) 사당이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대체로 그 연관성을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