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시장의 바닥을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판자들이 삐걱거렸다.
리아나 에스트렐라는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손등에는 저주의 흔적이 있었다. 뱀이 꼬리를 물듯 이어지는 검은 문양, 손목에서 시작해 팔꿈치 안쪽까지 번진 것이 오늘 아침에는 어깨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긴 소매로 가렸지만 살갗 안쪽이 쓰라렸다.
바다 위의 시장, 마레 플로탄테는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뜨는 밤에만 나타난다고 했다. 항구도 아니고 섬도 아닌 곳, 물 위에 떠서 조류를 따라 이동하는 이 기이한 상업지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리아나가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절박함 때문이었다. 에스트렐라 가문이 무너지고, 저택이 경매에 넘어가고, 아버지가 채무를 안은 채 세상을 떠난 뒤, 그녀에게 남은 것은 빚과 저주뿐이었다. 저주는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유산이었다. 가문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맺은 계약의 부산물. 비밀은 이미 사라졌고 계약의 상대방도 죽었지만, 저주는 계속 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