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열면 항상 같은 냄새가 났다. 오래된 김치와 반쯤 마른 두부, 그리고 뚜껑이 열린 채 방치된 참기름 병. 정아는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머니는 치매가 시작된 지 삼 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들이었다. 가스불을 끄지 않거나, 슬리퍼를 신고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어디로 가는지 잊는 것. 정아는 그런 일들을 보고도 한동안 늙으셨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그것이 병의 시작이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또 몇 달이 걸렸다.
지금 어머니는 하루에 두 가지 정도를 기억했다. 정아의 이름과 목요일이었다. 목요일에는 복지관에서 사람들이 와서 목욕을 도와준다는 것을 어머니는 이상하게도 잊지 않았다. 월요일이든 금요일이든 어머니는 종종 창밖을 보며 말했다. 오늘 목요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