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손바닥이 저렸다.
처음에는 날씨 탓이라고 생각했다. 11월 초, 서울 외곽의 밤바람이 유난히 매서운 계절이니까. 하지만 이제 이한은 안다. 그 저림이 냉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냉장고 안의 것들이 내뿜는 시간의 냄새 때문이라는 것을.
유통기한이 오늘 자정까지인 삼각김밥 네 개. 내일 오전 여섯 시가 기한인 우유 두 팩. 사흘 뒤에 끝나는 도시락 한 개. 이한의 손바닥은 그 숫자들을 읽었다. 마치 점자처럼, 정확하게.